물이 담긴 컵에 젓가락을 꽂아 두면 물 안쪽 부분이 꺾여 보인다. 젓가락은 곧은데 왜 물속에서 꺾인 것처럼 보이는지 궁금해진다.
빛이 물을 지나며 방향을 꺾기 때문이다. 젓가락에서 나온 빛이 물에서 공기로 나올 때 살짝 꺾여 우리 눈에 들어와, 젓가락이 꺾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빛은 물과 공기에서 속도가 다르다. 빛은 공기 중에서보다 물속에서 조금 느리게 나아간다. 이 속도 차이 때문에 물과 공기의 경계에서 빛의 방향이 틀어진다.
경계를 지날 때 방향이 꺾인다. 물속 젓가락에서 온 빛이 수면을 지나 공기로 나오는 순간 꺾이는데, 이렇게 빛이 꺾이는 것을 굴절이라고 한다.
눈은 빛이 곧게 왔다고 여긴다. 우리 눈과 뇌는 빛이 항상 똑바로 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꺾여 들어온 빛을 거꾸로 따라가, 실제와 다른 위치에 젓가락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물 밖과 안이 어긋나 보인다. 물 밖의 젓가락과 물 안의 젓가락이 서로 어긋나, 수면 지점에서 뚝 꺾인 것처럼 보인다.
비스듬히 볼수록 더 꺾여 보인다. 젓가락을 비스듬히 기울여 담그거나 옆에서 볼수록 굴절이 더 크게 느껴져, 꺾임이 더 도드라진다.
물이 깊을수록 차이가 크다. 물이 깊어 젓가락이 많이 잠길수록 어긋나는 정도가 커져, 더 많이 꺾여 보인다.
물속 물건이 떠 보이는 것도 같다. 물에 잠긴 동전이 실제보다 얕고 가까이 떠 보이는 것도, 빛이 굴절해 생기는 같은 현상이다.
렌즈나 안경도 이 원리를 쓴다. 빛이 꺾이는 성질을 이용해 안경알과 렌즈는 빛을 모으거나 퍼뜨려, 흐릿하게 보이던 것을 또렷하게 만들어 준다.
물이 맑을수록 뚜렷하다. 물이 맑고 잔잔할수록 꺾인 모습이 또렷하게 보이고, 물이 흐리거나 출렁이면 덜 뚜렷하게 보인다.
정리하면 젓가락이 물속에서 꺾여 보이는 것은 빛이 물과 공기의 경계에서 방향을 꺾기 때문이다. 눈은 빛이 곧게 왔다고 여겨, 실제와 다른 자리에 젓가락이 있는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