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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들어간 물은 왜 잘 안 빠질까?


수영이나 샤워를 하고 나면 귀에 물이 들어가 먹먹한 채로 한참을 애먹을 때가 있다. 귓구멍이 곧게 뚫린 관이 아니라 중간이 살짝 굽어 있고 안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데다, 물이 좁은 틈에서 벽에 달라붙으려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이다.

 

바깥 귀에서 고막까지는 어른 기준으로 2.5센티미터쯤 되는데, 이 관은 앞뒤로 구부러져 있어서 고막 바로 앞의 움푹한 자리에 물이 고이면 중력만으로는 쉽게 흘러나오지 못한다. 게다가 물은 적은 양일수록 표면장력으로 벽에 얇게 붙어 버려서, 방울이 스스로 굴러 나올 힘이 없다.

 

그래서 물이 들어간 쪽 귀를 아래로 향하게 머리를 기울인 채 한 발로 콩콩 뛰거나, 귓불을 살짝 뒤로 당겨 굽은 관을 곧게 펴 주면 물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손바닥으로 귀를 꾹 막았다가 떼며 압력을 바꿔 주거나, 하품하듯 턱을 크게 벌리는 것도 안쪽 물을 밀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도 안 나오면 옆으로 누워 물 들어간 귀를 베개에 대고 몇 분 기다리는 것만으로 스르륵 흘러나오기도 한다. 시판되는 귀 건조 방울약은 알코올 성분이 남은 물을 빨리 증발시켜 주지만, 고막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쓰면 안 된다.

 

면봉으로 후비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 물을 더 안쪽으로 밀어 넣거나 귓속 피부를 긁어 상처를 내고, 그 상처로 세균이 들어가 외이도염으로 번지기 쉽다. 헤어드라이어를 약한 바람으로 팔 길이만큼 떨어뜨려 쐬어 말리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대개는 몇 시간 안에 체온에 마르거나 저절로 빠지지만, 하루가 지나도 먹먹함이 이어지거나 통증과 진물이 생기면 염증일 수 있으니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물놀이가 잦은 사람이라면 수영용 귀마개를 쓰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이고, 물에서 나온 직후 고개를 기울여 털어 두는 습관만으로도 대부분은 막을 수 있다.

 

귓속 물이 안 빠지는 것은 굽은 관과 물의 달라붙는 성질이 만난 결과라, 억지로 후비기보다 기울이고 말리는 쪽이 답이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