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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로 만든 배는 왜 물에 뜨는데 못은 가라앉을까?


작은 쇠못은 물에 넣자마자 가라앉는데, 그보다 수천 배 무거운 쇳덩이 배는 바다 위에 떠서 사람과 짐까지 싣고 다닌다. 물에 뜨느냐 가라앉느냐를 정하는 것은 무게가 아니라 '같은 부피의 물보다 가벼운가'인데, 배는 속이 빈 그릇 모양이라 차지하는 부피에 비해 훨씬 가볍기 때문이다.

 

물에 잠긴 물체는 자기가 밀어낸 물의 무게만큼 위로 떠받쳐진다. 못은 부피가 작아 밀어내는 물이 조금뿐이고 그 물보다 못이 무거우니 가라앉는다. 반면 배는 쇠판을 넓게 펴서 안에 공기를 가득 품은 모양이라, 물에 잠기는 부분이 밀어내는 물의 무게가 배 전체 무게보다 커져 그 힘에 떠받쳐 뜬다.

 

그래서 같은 쇠라도 모양이 전부를 결정한다. 알루미늄 포일 한 장을 뭉쳐 공으로 만들면 가라앉지만 그릇처럼 펴서 물에 놓으면 뜨는 것도 같은 이유고, 그릇 안에 물이 차서 공기가 사라지면 곧 가라앉는다. 배에 구멍이 나 물이 들어오면 침몰하는 것이 바로 이 상황이다.

 

배가 짐을 실을수록 물에 더 깊이 잠기는 것도 이 원리다. 무거워진 만큼 더 많은 물을 밀어내야 떠받치는 힘이 맞춰지기 때문이고, 그래서 배 옆면에는 이 이상 잠기면 위험하다는 만재흘수선이 그어져 있다. 바닷물은 소금기 때문에 민물보다 무거워 같은 배도 바다에서는 조금 덜 잠긴다. 그래서 강에서 바다로 나가는 배는 강에서보다 짐을 조금 더 실을 수 있다. 사해처럼 소금이 유난히 많은 물에서는 사람도 힘 안 들이고 둥둥 뜬다.

 

잠수함은 이 원리를 거꾸로 이용한다. 탱크에 물을 채워 자기 무게를 밀어낸 물보다 무겁게 만들면 가라앉고, 압축공기로 물을 밀어내면 다시 떠오른다. 사람이 배영으로 몸을 펴면 뜨고 웅크리면 가라앉는 것도 잠기는 부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쇠배가 뜨는 것은 쇠가 가벼워서가 아니라 속이 빈 모양 덕분에 밀어낸 물보다 가볍기 때문이니, 물에 뜨는 비결은 재료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물을 밀어내느냐에 있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