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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문은 왜 닫은 직후에는 잘 안 열릴까?


냉장고 문을 닫았다가 뭔가 빠뜨린 게 생각나 바로 다시 열려고 하면 문이 꽉 붙은 듯 무겁게 버틴다. 문을 여는 동안 들어온 따뜻한 바깥 공기가 닫힌 뒤 냉장고 안에서 급히 식으며 부피가 줄어들고, 그만큼 안쪽 압력이 바깥보다 낮아져 문이 안으로 빨려 붙기 때문이다.

 

공기는 온도가 내려가면 부피가 줄어든다. 문을 열어 둔 몇 초 사이 실온 이십 도 남짓의 공기가 냉장고 안으로 흘러들고, 문을 닫으면 그 공기가 영상 삼 도 안팎으로 빠르게 식는다. 부피가 줄어드는 만큼 안에 빈 공간이 생기지만 문이 밀폐돼 있어 밖의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고, 안팎 압력 차이가 문을 안쪽으로 누르게 된다.

 

냉장고 문의 넓이가 크다 보니 작은 압력 차이도 큰 힘이 된다. 안팎 차이가 아주 작아도 문 전체 면적에 곱해지면 몇 킬로그램의 힘으로 문을 잡아당기는 셈이라, 평소 고무 자석 패킹만 떼면 되던 문이 갑자기 무거워진다. 냉동실은 온도 차이가 더 커서 이 현상이 훨씬 심하고, 냉동실 문이 한동안 안 열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상태는 오래가지 않는다. 문 패킹의 아주 작은 틈으로 바깥 공기가 조금씩 스며들어 압력이 맞춰지고, 보통 십 초에서 삼십 초쯤 지나면 문이 다시 가볍게 열린다. 그래서 바로 열리지 않을 때 억지로 잡아당기기보다 잠깐 기다리는 것이 좋고, 세게 당기면 손잡이나 패킹이 상할 수 있다. 일부 냉장고는 이를 막으려고 문에 작은 공기 통로를 두기도 한다.

 

반대로 냉장고를 오래 열어 두면 찬 공기가 바닥으로 흘러나가고 따뜻한 공기가 들어차 전기를 많이 쓴다. 문을 여닫는 횟수를 줄이고 한 번 열 때 빨리 닫는 것이 전기 절약의 기본이고, 패킹이 헐거워져 문이 늘 쉽게 열린다면 냉기가 새고 있다는 신호이니 종이를 끼워 당겨 보아 쉽게 빠지면 패킹을 바꿀 때다.

 

냉장고 문이 닫은 직후 안 열리는 것은 들어온 공기가 식어 안쪽 압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니, 그 잠깐의 버팀은 고장이 아니라 냉장고가 잘 밀폐돼 있다는 증거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