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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

[넷플릭스 영화]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


희대의 연쇄살인마에 관한 실화 영화라는 소개만 보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당연히 끔찍한 살인장면들이 여럿 들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천만에 영화는 살인마의 변론만 반복해서 보여줄뿐 그가 범인이라는 결정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연쇄살인 영화로는 생소한 전개인데, 다소 지루할수도 있지만 긴장감의 끈은 묘하게 유지한다.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 라는 영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영화는 살인마 '테드 번디' 의 관점이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여인, 리즈의 관점으로 진행된다. 어느날 술집에서 둘은 만나게 되고,  잘 생긴 외모, 친절함에 매료되어 둘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특히나 리즈는 어린 딸이 있는 싱글맘이었는데 그러한 건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친절한 훈남을 내치기란 어려웠을 것.

 

'테드 번디'는 그의 연인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친절한 사랑스러운 남자였지만, 전혀 다른 살인마의 삶도 갖고 있었다. 그가 여태까지 살해했던 피해자의 숫자는 30명이라는 설도 있고, 50명이 넘는다는 의견도 있을 정도이다. 살해하는 수법도 잔인하기 이를데 없을 정도로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이다. 연쇄살인범의 몽타주가 경찰에서 유포된 후 리즈도 그 몽타주를 보고 테드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고 경찰에 제보까지 했으나, 워낙 사랑했기에 마지막까지도 범인이 아닐거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인정하고 싶지 않기때문에 모두에게 보이는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던 것일까? 너무나 달콤했던 과거로 다시 가고 싶은 열망에 눈이 멀게 된 것 같다. 

 

영화의 후반부는 법정 씬으로 이루어진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테드는 자신을 변호하던 변호사를 불신임하고 자신이 직접 변호를 하게 된다. 희대의 살인마에게 이런 자격을 준다는 것도 믿기는 어려운데, 그만큼 이 사건은 그 시대에 커다란 이슈였었나 보다. 수많은 여자들이 이 사재판을 보기위해 모여들었고, 테드는 의외로 그들에게 커다란 인기를 끌게 된다. 재판은 TV를 통해서 생방송으로 공개되었고,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테드는 무죄를 받을거라고 기대했었겠지만, 결정적인 증거 (피해자의 물린 자국과 테드의 치열이 일치) 로 인해서 결국 모든 혐의에 대해서 유죄를 선고받고 사형에 처해진다. 

 

https://namu.wiki/w/%ED%85%8C%EB%93%9C%20%EB%B2%88%EB%94%94

 

테드 번디 - 나무위키

1978년 2월 21일, 수감 중이었던 테드 번디가 워싱턴의 옛 여자 친구인 엘리자베스에게 수신자 부담 전화를 걸게 되면서 경찰이 그들이 구금하고 있던 자가 바로 살인 혐의가 있는 탈주범, 테드 번디란 사실을 확신하게 됐고, 결정적으로 4월 중순에 킴벌리 리치 살인사건의 사체가 발견된다. 이후 탤러해시 여대생 살인사건에서 발견한 치아 자국과 대조해서 증거를 확보한 후, 결국 7월 기소된다. 1986년부터 1989년까지 그의 사형집행을 막으려는 시도가 성공

namu.wiki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고 나면 꼭 실화를 찾아보게 되는데, 위 사진이 바로 '시어도어 로버트 번디' 실존 인물이다. 위키에 정리된 내용을 읽어보니 정말로 잔인한 살인마였다는 걸 알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사실 살인에 관한 정보가 극히 적게 나온다. 잔인한 살인 장면, 그리고 체포, 단죄.. 와 같은 패턴을 기대했다면 이 영화에 다소 실망할 수 있다. 주로 나오는 건 사랑했던 여인의 걱정, 불안, 범인 스스로의 변론, 주변 사람들의 걱정 일뿐이니. 

 

다소 지루했지만 실화 특유의 호기심으로 끝까지 볼 수 있었다. 평점 7.0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