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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

타인의 삶 (The Lives of Others, 2006)


독일 영화를 본 건 처음이다. 
제목도 확인하지 않고 보기 시작했던 영화.

주인공 비슬러(울리쉬 뮤흐) 는 동독에서 비밀경찰(스타지)로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반 국가적인 인물이 선택되면 그들의 집안 곳곳에 도청장치를 설치해서 24시간 감시하고 매일 그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비슬러의 임무이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미션을 천직이라 여기며 철저하게 수행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5년 전, 나라와 자신의 신념을 맹목적으로 고수하던 냉혈인간 비슬러는 드레이만(세바스티안 코치) 이라는 동독 최고의 극작가를 도청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된다. 드레이만 아내이자 유명한 배우인 크리스타 마리아에게 자꾸만 빠져드는것이었다. 그녀는 유명한 배우이지만 배우자인 극작가 드레이만을 목숨보다 더 깊이 사랑하고 그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그런 여자였다. 크리스타 마리아를 위해서 비슬러는 의심스러운 내용을 도청했지만 그 내용을 보고서에 일부러 넣지 않게 되었고, 그들이 감시의 망을 빠져나갈수 있도록 힘껏 도와준다. 그의 신념에 비춰보면 이해할 수 없는 내면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5년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드레이만은 그 역시도 도청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관련 보고서 자료를 열람한뒤에 자신을 도청했던 비밀경찰 비슬러의 존재를 알고는 찾아간다. 하지만 그는 비밀경찰 비슬러가 자신을 감싸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고 결국 그를 만나지 않고 비슬러를 위해 책을 쓰게 된다. 비슬러는 편지배달일을 하다가 우연하게 서점에 들러서 드레이만이 집필한 책을 발견, 그 책이 자신에게 바쳐진 책이라는 문구를 접하고 책을 사면서 이 영화는 막을 내린다.

 


과연 무엇이 그토록 단단했었던 비슬러의 신념을 흔들었을까? 누가 보더라도 사랑스러웠던 여인으로 인해 탄탄했던 신념이 완전히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무척 흥미로웠다. 잔잔하지만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무미건조하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참 특이한 영화. 타인의 삶을 추천한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