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는 이른 봄, 눈이 채 녹기도 전에 황금빛 꽃잎을 피우며 봄의 시작을 알리는 식물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꽃은 오래전부터 ‘행운’과 ‘희망’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져 왔고, 이에 얽힌 전설과 문화적 이야기들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복수초에 관한 가장 잘 알려진 전설은 일본에서 전해 내려오는 슬픈 사랑 이야기입니다. 옛날 한 젊은 남자와 여자가 깊은 사랑에 빠졌지만, 여자 집안의 반대로 인해 두 사람은 결혼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됩니다. 여자는 결국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고, 남자는 매년 그녀가 죽은 날 눈 덮인 산에 올라 애도를 표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눈밭 속에서 작고 노란 꽃 한 송이가 피어 있는 것을 본 남자는 그것이 그녀의 환생이라 믿고 꽃을 품에 안고 눈 속에 잠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후 사람들은 이 꽃을 복수초라 부르며 ‘사랑과 희망의 꽃’이라고 여기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러한 전설 때문인지, 복수초는 일본에서는 ‘행복을 다시 불러오는 꽃’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하며, 실제로 설날 즈음 복수초를 집 안에 두면 그해의 행운이 깃든다고 믿는 풍습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복수초는 봄의 전령으로 여겨지며, 설화나 민간신앙 속에서 희망과 재기의 의미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복수초라는 이름 자체도 ‘복을 거듭하여 받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새로운 시작이나 출발점에 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주는 상징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히 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기가 1월 말에서 2월 중순 사이로, 아직 겨울의 기운이 남아 있는 땅 위에 첫 생명을 틔우는 그 모습은 ‘어둠 속의 희망’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복수초가 피는 시기에 맞춰 작은 꽃축제를 열기도 하며, 한 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복수초를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작지만 강한 생명력과 따뜻한 색감으로 봄을 알리는 복수초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전설 같은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