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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

10대 사건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 진주만


 

넷플릭스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주로 보다가 다큐멘터리가 꽤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큐" 로 무작정 검색해서 발견한 콘텐츠인데, 시작하자마자 빠져드는 다큐멘터리였다.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중요했던 전투 10가지를 한편씩 구성해서 총 10편으로 되어 있다. 2차 세계대전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히틀러', '히로시마', '진주만' 정도인데 이런 사건들이 머리속에서 사실 잘 연결되지는 않았다. 어느 나라들이 참전했는지, 흐름은 어떠했는지 단편적인 이름들만 들어봤을뿐 제대로 아는게 없었는데,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어떻게 흘러갔는지, 어느 전투가 중요했고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 그때 당시의 흑백 필름을 컬러로 복원해서 보여줘서 그런지 실감이 났다. 

 

세 번째 에피소드인 "진주만" 이다.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하고 나서 세운 계획은 진주만에 주둔되어 있던 세계 최강의 미국 태평양 함대를 전멸 시키는 것이었다. 미국의 전력에서 항공모함을 필두로 하는 태평양 함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고 보고, 바로 그 전력을 무력화 시키게 되면 미국과 맞설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어찌보면 대담하고 요행을 바랬다고도 볼 수 있는 진주만 공습을 감행하게 된다. 일본에서 진주만까지 그 먼거리를 조용히 들키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함대를 끌고 간 것이다. 이동하는 도중에 정찰이라도 당했다면 그대로 실패로 돌아갔을 대담한 작전이었다. 

 

1941년 12월 7일 일본함대는 하와이에서 북서쪽 370km 해상에 도착했다. 이때 진주만에 있으리라고 예상했던 미국의 항공모함 4척 (요크타운, 엔터프라이즈, 렉싱턴, 새러토) 가 한척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고요했던 일요일 아침 무방비했던 미국 함대를 대상으로 폭격을 시작한다. 미국에서는 일본군의 폭격을 처음에는 미국 해군의 훈련쯤으로 여길만큼 준비가 미흡했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이 설마 그 먼거리를 배를 타고 와서 하와이를 공습할거라고는 전혀 상상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면에서 보면 당시 일본군의 작전은 도박이기도했지만 상대의 상상을 엎어버리는 대담한 한 수 이기도 했다. 뻔한 수로는 상대를 제압할 수 없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이거나 예측을 벗어난 수를 둬야만 무력화 시킬 수 있는 것이었다. 

 

이 진주만 전투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었고, 미국은 비로소 직접 참전을 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고 설명이 나오지만, 그건 나라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만, 그날 하와이에서 비참하게 죽어갔던 미국 병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얼마나 무력하고 비참했을까. 그때 당시의 영상을 컬러로 복원해서 보니까 정말 실감나고 전쟁이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다큐멘트리 꼭 추천한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