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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

천문: 하늘에 묻는다 (2019)


세종대왕에게 장영실은 어떤 존재였을까? 그동안 배워오기로는 장영실은 세종대왕의 꿈을 실현해준 과학자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천문에서는 실무과학자를 넘어서 영혼의 동반자로까지 그리고 있다. 서로의 마음을 이심전심 알아주는 살면서 몇 생기지 않았을 벗. 그런 관계로 그리고 있다. 세종대왕이 만들려고 한 것들이 그 시절 사대부들이 극진히 받들어 모시던 명나라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들이니, 드러내놓고 할수도 없었을터이고 오로지 그 뜻을 이해하고 알아주는 극소수의 동지들과 해나갔을것 같다. 영화에서는 딱 한사람 장영실의 모습만 보여주고 있지만. 

 

세종대왕은 분명 노비의 신분이었던 장영실에게 벼슬까지 내리면서 동지의 지위로 끌어올렸다. 세종에게 장영실은 정말로 동지 수준까지 보였을까? 그렇다고 세종대왕이 신분제도를 완전히 철폐하자는 정도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냥 똑똑하니까 인정했던걸까? 조선의 백성이면 누구나 글을 읽고 쓸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마음에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을 보면, 미천한 신분의 사람들에게 적어도 연민의 마음은 가졌던 것 같다. 그것이 신분제도를 버리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장영실 소재의 드라마, 이야기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이야기는 그닥 신선하지 않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뭐 다 아는 이야기들일테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속으로 빨려들어갔던건 딱 한가지 이유. 한석규와 최민식이라는 명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인 것 같다. 그 옛날 서울의 달 이라는 드라마에서 부터 맞춰온 연기의 합이니 오죽 잘 맞겠는가. 그냥 착착 떨어진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서 단맛이 날 정도로 연기가 일품이었다. 특히 한석규는 세종대왕 역을 전문으로 하는 배우 같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데, 볼만하다. 평점은 8점 준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