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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

[넷플릭스 영화] 디스트릭트 9



무척 엉뚱한 영화다. SF라고 하길래 흔한 헐리우드 영웅 이야기를 예상하고 봤는데 디스트릭트 9은 영웅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인종차별에 관한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화에서 디스트릭트9 이라는 건 20년전에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들 (대략 100만명 이상이다)을 수용하는 구역 이름이다. 위치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인근이다. 수용된 외계인들은 쓰레기를 뒤지고 인간 갱단에게 불법적인 외계 무기를 파는 등 인간 사회를 해치는 악의 축 같은 느낌으로 영화에서는 그려진다. 그러다보니 요하네스버그 주민들의 항의는 하늘을 찌르고 결국 외계인관리국에서 이들을 좀 더 멀리 살기 불편한 외계인 수용지역인 디스트릭트 10으로 강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외계인들의 모습을 보자면 마치 미국 할렘가의 흑인들 같은 느낌이 든다. 그들도 백인들의 시각에서 봤을 땐 이 외계인들처럼 저 멀리 지역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집단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같은 상황을 외계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는 꽤 달라진다. 인간들이 오히려 탐욕스럽고 자신들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함부로 대하는 안하무인의 몹쓸 종족이 된다. 

영화의 SF적인 요소는 무척 깔끔했다. 약간은 만화같은 설정이지만 박진감이 느껴졌고 특수효과도 볼 만했다. 그동안 봤던 SF 영화는 보고나면 머리에 남는 게 하나도 없고 깨끗하지만,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머리가 복잡해지고 마음이 불편해진다. 

참 특이한 SF영화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