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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2015)


2시간내내 긴장감이 흐른다. 사실 영화 시작할 때 장면 빼고는 2/3가 흐를동안 이렇다할 전투씬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계속해서 무언가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는 묘한 영화다. 아무래도 등장인물들의 카리스마와 영화음악이 그런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 같다. 처음과 끝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래서인가? 중간에 약간 루즈했던 느낌이 영화 엔딩 크래딧과 함께 싹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잘 만든 영화는 틀림없는 것 같다. 내 평점은 9점. 추천할 만하다.

 

 

주인공이다. (케이트역-에밀리 블런트) FBI에 소속되어 있고 마약단속을 벌이지만 그다지 성과를 못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던중 CIA 에서 이들이 쫓고 있는 범인을 같이 검거하자며 꼬셔서 작전에 합류하게 되는데 영화 내내 고구마 10개는 한꺼번에 삼킨것 같은 답답증을 보여준다. 원칙주의자 (=준법주의자) 행세를 많이 하면서 CIA 작전하는 멤버들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실제로 하는 역할도 거의 없고, 그냥 질질 끌려다니면서 이용만 당한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FBI는 CIA를 벌레보듯이 하고 CIA는 FBI를 어린애보듯이 하는데, 왜 그런가 궁금해서 검색을 좀 해보니, 실제로 그럴만한 관계이긴 했다. FBI는 미국내에서 작전을 담당하고 CIA는 해외 작전을 담당하는데, 기본적으로 FBI는 법을 준수하면서 일을 해야하고 CIA는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일부 불법적인 작전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영화에서 CIA팀에서 FBI 직원이 필요했던 이유는 국내에서 작전을 해야했고, 그러려면 원칙상 국내작전요원(FBI)가 포함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CIA 요원인 맷 그레이버역의 조슈 브롤린이다. 매우 능글능글 맞게 나오고 저기 저 위쪽의 선출직 (대통령인것 같다)으로 부터 권한을 위임받아서 무소불위의 재량권을 가지고 작전을 수행한다. 한마디로 불법적인 작전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이런 저런 리소스를 맘대로 갖다 쓰는 인물이다. 능글맞긴 하지만 포스가 조금 느껴지긴 한다. FBI요원 케이트를 마치 어린애처럼 취급한다. 그런 취급을 당하면서도 계속 따라다니는 케이트가 좀 이해가 안됐지만... 한마디로 동료취급 안해준다. 

 

알레한드로 역을 맡은 베니치오 델 토로이다. 캬.. 포스 쩐다. 이 캐릭터야 말로 이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중에 주인공이다. 영화 내내 신분이 묘하고 (CIA도 아닌데다 콜롬비아 출신으로..) 마치 용병같은 느낌으로 나온다. 그냥 CIA작전에 참여하는 용병인가 싶었는데 영화 후반부에 가면 혼자서 일당백으로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을 쓸어버리는 작전을 수행한다. 원래는 검사였었는데 마약조직에게 아내와 딸을 희생당하면서 복수를 갚기위한 일념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마지막 장면... 마약조직 두목과 그의 가족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별장에 침입했을 때, 가족들은 살려주겠지.. 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을 보기좋게 날려버렸다. 가족부터 보내버리는 대담함. 예상을 뛰어넘었다. 불법에 불법에 불법을 저지르는 인물이긴 하지만 그가 당했던 억울함을 생각하면 뭐 납득이 조금 되기도하고... 어쨌거나 포스는 끝내준다. 알레한드로 땜에 영화 보는거나 마찬가지. 2편도 나왔던데... 평을 보니 2편은 1편만 못한가보다. 그냥 좋은 기분으로 끝내야겠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