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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

글래스 (2019)


솔직히 영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까지도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넷플릭스에서 히어로물이라고 해서 어벤져스 같이 능력이 뛰어난, 우주를 배경으로 활약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려니 했었는데, 일반인들 보다 힘이 조금세고 두뇌가 조금 뛰어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동안 코믹스에서 보아왔던 히어로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주인공들의 이야기였다. 사실 좀 지루했다. 글래스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전작들, 즉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 를 보고 봤어야 했나 싶었다. 세 주인공 더 비스트, 데이빗 던, 엘리야의 사전 이야기를 전혀 모른채 몰입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영화를 다보고 나서 바로 나무위키에 설명된 줄거리를 다시 읽어보니까 그제서야 어떤 이야기인지 감이 좀 왔다. 

 

이 포스터가 영화의 주제를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영화에서는 히어로와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감추려는 또 다른 조직이 나온다. 이 조직은 1만년 전부터 일반 인간과는 다른 능력을 지닌 히어로들의 출현을 감지하고 그들의 능력을 봉인하게하거나 감금, 살해해 왔던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이 인간세상에 그들의 능력을 드러내고 인간들이 그 존재를 인지하게 된다면 인간세상이 어지렵혀진다고 믿어온 것이다. 엘리 스테이플 박사 (사라폴슨) 도 그 조직의 일원으로 이 세명의 히어로들을 정신병원에 감금해놓고 사실은 당신들은 정신병자이지 히어로가 아니라고 끊임없이 설득한다. 케빈 웬덜과 데이빗 던은 이런 지속된 속임에 거의 넘어갔지만 미스터 글래서, 엘리야는 처음부터 이런 조직의 존재와 시도를 간파하고 대중들에게 히어로들의 존재를 알리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사람들에게 읽히는 신화, 전설, 코믹북들은 그동안 존재해왔던 히어로들을 관찰했던 인간들이 남긴 이야기였던 것. 사람들은 그것이 그저 신화이고 코믹북에 나오는 가상의 이야기라고 믿고 있지만 일반인들과는 다른 히어로는 항상 존재해왔던 것이다. 그러니까 엘리야의 목표는 히어로의 존재를 공식화 하는 것. 수많은 감시카메라로 이들의 능력을 촬여하고 이 영상을 만천하에 공개함으로써 앞으로 다양한 히어로들이 스스로를 믿고 세상에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그는 히어로들의 시초가 되고자 함이었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글래스 보다는 23명의 아이덴티티를 지닌 케빈? 패거리? 뭐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를 연기한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가 무척 돋보인다. 순식간에 자아가 바뀌는 것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기한다는게 어려울텐데,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였다. 이 패거리가 주인공인 전작이 바로 <23 아이덴티티> 라고 하는데, 거꾸로이긴 하지만 이 영화도 조만간 챙겨봐야겠다. 만약 글래스를 보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순서대로 보기를 추천한다. 앞선 이야기를 전혀 모른채 이야기를 이해하기란 참 어려웠기때문이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