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극단으로 치닫던 시기 소련의 핵무기가 미국과 가까운 지역인 쿠바에 도착했는지 여부를 알아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미션을 수행하는 스파이물이다. 주인공 조슈아 멘스키 교수는 과거 미국 체스 챔피언전에서 우승을 했을 정도로 체스 천재였지만, 동료였던 오펜하이머 교수의 공식을 보완해주었고 이것이 결국은 핵폭탄의 발명으로 이어지면서 커다란 실의에 빠져 술에 의지한채 살아가게 된다. 그날도 여전히 술에 취한채 도박판을 기웃거리면서 하루를 연명해가고 있었는데....
스톤요원이 미국과 소련의 체스 대결이 있다면서 멘스키 교수에게 대타로 출전해달라고 요청하게 된다. 원래 미국 대표로 나서기로 했던 선수는 과거 미국 체스 챔피언전에서 멘스키에게 졌던 코닉스버거 였는데, 그만 뇌졸중으로 사망하여 대체선수가 필요했던 것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긴장감이 느껴지는 설저이었다. 엄혹했던 미소 냉정의 절정이었고, 일촉즉발의 차가운 긴장감이 도는 폴란드 한가운데서 양국가를 대표해서 체스경기를 한다는 것만해도 흥미진진했다. 그러나...
이 정도는 그냥 애들 장난이었고, 사실은 소련에는 미국의 첩자가 숨어있었고, 미국에도 소련의 첩자가 있어서 아무도 믿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소련의 핵무기 상황을 알아내야만 하는 숨어있는 미션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은 멘스키 교수도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상황을 헤쳐나가게 된다. 뒤로는 무시무시한 스파이전을 앞으로는 평온한 그러나 긴장감이 흐르는 체스 대결을... 이 영화는 지켜보는 나에게 긴장감을 늦출 기회를 주지 않고 몰아붙인다.
영화의 자세한 줄거리보다 상황의 묘미가 더 크다. 체스 게임을 풀어가는 장면도 내게는 무척 긴장감을 불러일으켰고, 스파이전 그리고 폴란드인인 문화과학궁전 관장과 나누는 우정도 따뜻했다. 서로는 짧은 시기에도 서로의 아픔을 알아보고 공감했고,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된다. 누가 이중첩자이고 누가 우리편인지 추리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넷플릭스 영화가 한번에 몰입해서 보기가 쉽지 않은데, 모처럼 그런 영화를 만나서 즐거웠다. 평점 8점을 준다.